올해 경매 물건이 금융위기 때보다 많아질 거라는 기사가 나왔어요. 물건이 많아지면 "내가 보는 단지도 경매에 나올까?"가 궁금해지죠. 매각기일 공고가 뜨기 전에도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어요. 바로 등기부예요. 오늘은 숫자부터 짧게 보고, 등기부에서 경매 신호를 읽는 법을 입문 눈높이로 정리해 볼게요.

1. 올해 경매, 숫자로 보면

한국경제(11월 2일, 법원 집계 인용) 기사에 나온 숫자예요.

항목올해 1~9월비교
전국 경매 진행 건수26만3018건지난해 전체 28만767건의 93.7%. 연간 35만 건 안팎이면 역대 최대 2009년(29만7038건)을 웃돌 전망
경매 접수(신청) 건수8만3194건지난해 전체 12만1261건의 70% 수준. 연말에 몰리면 2009년 최대치(12만4252건)를 넘을 가능성
전국 매각률21.2%10건 중 8건가량 유찰
아파트 경매 건수3만2715건전년 동기 3만1392건
아파트 매각률(낙찰률)33.0%전년 동기 35.9%

여기서 입문자가 눈여겨볼 건 '진행'과 '접수'가 다르다는 점이에요. 접수는 채권자가 경매를 신청한 건수이고, 진행은 실제로 매각기일이 열린 건수예요. 신청이 들어와도 감정평가, 현황조사, 매각물건명세서 작성 같은 준비를 거쳐야 매각기일이 잡히니까, 올해 쌓인 신청 중 상당수는 앞으로 시간을 두고 매각기일로 나오게 돼요.

2. 경매가 시작되면 등기부에 먼저 적혀요

법원이 경매개시결정을 하면 법원사무관등은 즉시 그 사유를 등기부에 기입하도록 등기관에게 촉탁해야 하고, 등기관은 그 촉탁에 따라 기입해요(민사집행법 제94조). 그리고 압류의 효력은 채무자에게 결정이 송달된 때 또는 이 등기가 된 때 생겨요(민사집행법 제83조 제4항).

즉, 매각기일 공고보다 한참 전에 등기부 갑구에 '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가 먼저 올라와요. 관심 있는 단지·호수가 있다면 등기부를 떼 보는 것만으로 "이 집이 경매 절차에 들어갔구나"를 알 수 있는 거죠.

3. 등기부에서 이렇게 읽어요

갑구: 소유권과 경매 신호

  • 임의경매개시결정: 근저당 같은 담보권으로 신청한 경매예요. 을구의 근저당권자와 신청채권자가 같은지 짝지어 보세요.
  • 강제경매개시결정: 판결 같은 집행권원으로 신청한 경매예요. 앞에 가압류가 있다면 같이 확인해 두면 좋아요.
  • 등기 목적 옆의 사건번호(○○타경○○○○)를 적어 두면, 나중에 매각기일이 잡혔을 때 같은 사건인지 바로 맞춰 볼 수 있어요.

을구: 돈을 빌린 흔적

  • 근저당권 설정 순서와 채권최고액을 보면 어떤 채권자가 얼마를 걸어 두었는지 감이 와요.
  • 다만 채권최고액은 '한도'이지 실제 남은 빚이 아니에요. 실제 배당 관계는 나중에 매각물건명세서와 사건기록으로 다시 확인해야 해요.

말소·취하도 같이 보세요

  • 채무자가 빚을 갚아 경매가 취하되면 기입등기가 말소될 수 있어요. 한 번 개시결정이 났다고 해서 꼭 매각까지 가는 건 아니에요.

4. 물건이 많다고 다 싸게 사는 건 아니에요

같은 기사에 반대쪽 숫자도 있어요.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1~9월 서울 노원구에서 낙찰된 아파트 62건 중 30건(48.4%)이 감정가 이상에 팔렸어요. 지난해 같은 기간은 104건 중 8건(7.7%)이었고요. 7월 월계동 미륭·미성·삼호아파트는 낙찰가율 134.8%, 응찰자 21명이었어요.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매매 시장에서 거래가 뜸한 상황에서 호가를 기준으로 입찰가를 정하면 낙찰가율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어요. 전국 매각률이 21.2%로 낮아도 인기 지역은 경쟁이 세다는 뜻이에요. 입찰가는 호가 말고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상한을 먼저 정해 두는 습관이 필요해요.

5. 오늘의 체크리스트

  • 관심 단지 등기부 갑구에 '임의/강제경매개시결정'이 있는지 본다
  • 있다면 사건번호와 신청채권자를 메모한다
  • 을구 근저당권과 신청채권자를 짝지어 본다
  • 매각기일이 잡히면 매각물건명세서로 권리관계를 다시 확인한다
  • 입찰가 상한은 호가가 아닌 실거래가로 정한다

출처